냉장고 청소를 하다보니 먹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밥솥이 없어 먹지 못하고 있는 쌀 한 봉지, 봉지 사료, 커피 한 포대, 지난 추석에 집에서 가지고 온 배 두 개, 미친 맛의 김치 약간과 말리부 깔루아 한 병씩과 토닉워터 정도. 600리터 대의 대형 냉장고가 나에게 과연 가당키나 한 것인지 모르겠다. 몇 달 전부터 엄마는 내가 뭔가 해먹지 않는다는 것을 집 내보낸지 9년 만에 파악하신 후 모든 식원조를 거두어버리셨다. 선물이든 용돈이든 애교든간에 작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 모어 면식. 노 모어 햇반. 시국도 불안한데 간만에 마트로 라면이나 사재기하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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