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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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즈음에
아우디TT에 올라 하루 종일 발목을 뻐근하게 했던 세르지오 로시의 스틸레토 힐을 토즈의 드라이빙 슈즈로 갈아신고 사뿐하게 엑셀을 밟으며, 목요일 밤에는 블랙미니 드레스를 입고 사교를 위해 나가는 파티에서 마티니만 두 잔. 스퀘어로 매끈하게 다듬어진 중지와 검지 끝에 그럴싸한 직급이 찍힌 명함을, 게이가 아니라고 판명된 괜찮은 남자들에게 미지근한 눈매로 일단은 일로 엮이자는 듯 건네며, 그래야만 너의 테스토스테론이 건재한지 확인할 수 있겠다는 듯 그렇게 여지를 남기는, 스물 초반에 서른즈음은 그럴 줄 알았거든.
으하하하하하 (나도 알아 웃긴거. 미디어가 여럿 망가뜨리지.)
근데, 아직도 이래. A+++한우와 호주산 소고기의 육질도 구분하지 못하고, 백화점에 가면 언니들이 친절하게 구는게 아직도 어색하고,...
외롭고 웃긴 가게 →
왼손엔 고독, 오른손엔 외로움, 외로움을 이불 삼고 고독을 베개삼아 나를 바라보아주지 않는 빌어먹을 세상에서 별 일 아닌듯 농도 치고 깔깔대며 스스로를 단련시키렵니다. 보라색 기탈치며 노래를 불러주세요. 아무도 그대 눈을 바라보지 못할 거에요, 나처럼 깊게. 주변을 둘러보면 묘하게 주기가 맞아떨어지는 사람들이 있어요. 당신과 내가 우리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면 당신도 필경 외롭고 웃길거에요. 그대가 있고 내가 있고 마시는 컬러풀한 술 컵에 남아 있는 건 변하지 않는 우리 이름. 그러니까, 외롭고 웃긴 가게로 놀러오세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You can be as mad as a mad dog at the way things went. You could swear, curse the fates, but when it comes to the end, you have to let go.”
웨더 아저씨의 말처럼 사람의 생존 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다. 주어진 어떤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견고하게, 흐름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삶을 두 시간 반 동안 간접 경험. (사실은 무려 3차 도전 끝에 성공)
내가 이끌리는 길을 따라 살다가, 언제든 멈추거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템플스테이라도 마친 것처럼 가슴이 고르게 뛴다. 10년 주기로 한 번씩 다시 봐야 할 것 같은 영화.